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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문객(오늘의 젊은 작가 22)(양장본 HardCover)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스물두 번째 작품 『두 방문객』. 누구나 겪게 마련인 관계에 대한 문제를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알레고리로 풀어내는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 온 김희진의 장편소설이다. 3년 전 의문의 교통사고로 아들 상운을 잃은 손경애는 매년 아들의 생일에 맞추어 조촐한 생일 식탁을 차린다. 언뜻 단순하면서도 숨은 공간이 많은 저택의 구조, 마당 가운데 자리한 깨끗하고 큰 수영장, 아직 미처 정리하지 못한 아들의 방까지 저택에는 아들의 손길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8월 어느 날, 아들의 생일과 3주기를 기리기 위해 급히 귀국한 손경애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깬다. 손경애의 눈앞에는 생일 케이크를 손에 든 두 방문객이 서 있다. 상운에게 의뢰받아 저택 설계를 했던 친구 권세현, 그리고 권세현과 약혼한 사이이자 갤러리 큐레이터인 정수연. 세 인물은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저택에 모였다. 그들은 닷새 동안, 커다랗고 깨끗한 수영장을 갖춘 저택이라는 무대에서 각자의 진심을 조금씩 풀어놓는다. 그들이 함께 보내는 닷새의 시간 동안, 어떤 것이 지켜지고 또 어떤 것이 버려질까?
- 저자
- 김희진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19.08.23
🔖 '보통'은 상대적 개념이다. 나의 보통이 당신의 보통이 될 수는 없다. 당신의 보통 역시 나의 보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 작가의 말 중
💡독서록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 꺼내 본 책이었다.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이 생각나는 표지에 '두 방문객'이란 제목은 무슨 얘길까하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두 방문객'은 사랑과 삶에 대한 주인공들의 성장이 담겨있었다. 자신들을 숨긴 채 살아가는 두 남자의 안쓰러운 이야기이면서 그런 남자를 사랑하게 된 한 여자의 가슴 절절한 사랑. 다른 종류의 사랑이었지만 둘 다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쑥쑥 읽어나가다 보니 세현이가 집에서 찾고 싶은 게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질 때마다 가슴 아프면서도 그들이 겪었을 소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체성에 혼란이 와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상운이와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가는 세현이. 나는 다수이기 때문에 경험할 수 없었던 세상이었다. '보통'이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작가의 말에 머리가 띵해졌다. 가장 절절했던 부분은 수연이의 사랑이었다. 세현이가 차라리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고는 마음. 등만 바라보며 사랑해야하는 마음. 상상만 해도 너무 슬프다. 그래도 마지막에 세현이의 손을 놓을 때, 씁쓸하면서도, 그녀의 미래를 응원하게 되었다.
🔖 책갈피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는 한국의 여름이란 진짜 여름이 아니었다. 그냥 기꺼이 견디게 되는 여름, 하루 종일 걷고 뛰게 만드는 여름, 지나친 과시도 오만도 없는, 그렇고 그런 여름. 그게 독일의 여름이었다.
누구든 똑같은 무게로 서로를 사랑할 수는 없어. 반드시 어느 한 쪽이 더 사랑하게 돼 있지. 나는 더 사랑하는 쪽이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 싹 튼 사랑이든, 사랑한 만큼 되돌려 받을 수 잇는 사랑이라는 것은 없었다.
계산기로 두들겨 플러스마이너스 '0'이 되는 감정의 교환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숫자 놀음은 수학에서나 가능한 것.
관계는 결국 무언가를 남긴 채 떠나게 돼 있었다. 그게 파괴를 낳느냐 상생을 낳느냐의 차이만 존재할 뿐
울음이 나를 달랬다. 울음이 나를 이해했고, 울음이 그를 위로했다.
보통성이 희미해진 날로부터 그는 자신의 보통성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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